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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약으로 치매와 이명 잡는다" 스타트업 차린 의사 송재준 뉴라이브 대표 세부내용 목록
제목 "전자약으로 치매와 이명 잡는다" 스타트업 차린 의사 송재준 뉴라이브 대표
보도매체 한국일보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3-10-18
조회수 1357
출처 : "전자약으로 치매와 이명 잡는다" 스타트업 차린 의사 (hankookilbo.com)

 

 

"전자약으로 치매와 이명 잡는다" 스타트업 차린 의사 송재준 뉴라이브 대표

 

대뇌피질 자극해 우울증, 치매, 이명 치료하는 전자약 개발
수험생과 직장인의 스트레스 줄이고 집중력 높이는 건강기기도 출시

 

많은 사람이 고통을 겪는 치매와 이명은 두 가지 공통점이 있다. 둘 다 아직까지 마땅한 해결책이 없고 뇌와 관련 있다. 병원에서도 두 가지 질병 모두 완치가 어려워 진행을 늦추는 치료를 주로 한다. 이에 답답함을 느낀 의사가 직접 신생기업(스타트업)을 차려 해결책을 찾아 나섰다.

2018년 뉴라이브를 창업한 송재준(52) 대표는 현재 고려대구로병원 이비인후과 의사를 겸하고 있다. 그가 치매와 우울증, 이명 등 뇌와 관련 있는 질환 퇴치를 위해 꺼내든 카드는 전자약이다. 사람들이 자주 혼용하는 전자약과 디지털 치료제는 서로 다르다. 질환 치료를 위해 개발한 전자기기를 전자약, 소프트웨어를 주로 사용하면 디지털 치료제로 구분한다.

송 대표는 치매, 우울증, 불면증, 이명, 비만 스트레스 등을 잡기 위해 '소리클'이라는 전자약을 개발했다. 지난 11일 스타트업 육성업체 머스트액셀러레이터 주최로 싱가포르에서 열린 '머스트 커넥트 2023' 행사에 참가한 그를 현지에서 만났다. 머스트 커넥트는 스타트업과 세계적인 대기업, 벤처투자사 등을 연결해 주는 행사다. 그가 발표한 전자약은 행사에 참여한 전 세계 기업들과 투자사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고려대구로병원 이비인후과 의사인 송재준 뉴라이브 대표가 싱가포르의 사이언스파크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하며 직접 개발한 전자약 '소리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머스트액셀러레이터 제공

 

환자들에게 도움 주려고 창업

송 대표는 고려대 의대를 나와 박사 학위를 받고 서울대병원, 동국대병원을 거쳐 현재 고려대구로병원까지 20년 이상 이비인후과 전문의로 일하고 있다. 그동안 그는 진료만 한 것이 아니라 의대 교수로서 다양한 국가연구개발 과제에 참여했다. "주로 의료기기 개발 과제를 많이 했어요. 그런데 대학에서는 학술적 차원의 연구개발을 하다 보니 의료 현장에 쓰이는 경우가 많지 않아 아쉬웠죠. 어떻게 하면 환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2018년 1인 창업을 했어요."

이후 중소벤처기업부의 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지원(팁스) 프로그램에 선정돼 연구비를 지원받으면서 직원들을 뽑았다. 현재 직원은 15명이다. 주로 의용생체공학 등을 전공한 의대 교수와 제약사, 의료기기업체 등에서 근무한 전문가들이 함께 일한다.

그가 주목한 것은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 뇌 관련 질환들이다. 이비인후과 의사가 뇌 질환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귀가 뇌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뇌에서 나온 미주신경이 귀를 지나가요. 미주신경은 뇌에서 감정과 인지를 담당하는 대뇌피질로 연결되죠. 귀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리는 이명도 우울과 불안감을 유발해요. 소리가 감정에 영향을 미치죠. 따라서 귀를 통해 대뇌피질을 활성화하면 우울과 불안감이 사라져요."

 

미주신경 통해 대뇌피질 자극하는 전자약 개발

송 대표가 개발한 제품은 3가지다. 전자약 소리클과 디지털 치료제 '소리 클리어', 건강보조기기 '힐라온'이다. 휴대폰 크기의 소리클은 골전도 헤드폰처럼 생긴 헤드셋이 연결돼 있다. "헤드셋을 쓰고 소리클을 작동하면 전기 신호가 발생해 귀에 있는 미주신경을 타고 뇌로 전달돼 대뇌피질을 자극하죠. 이를 통해 우울증, 불면증 등을 치료해요."

이명도 마찬가지다. "이명은 뇌의 청각피질이 지나치게 활성화 돼서 가상의 소리를 만들어 내는 질환이죠. 따라서 청각피질을 진정시켜줘야 해요. 소리클에서 청각피질을 진정시키는 소리와 전기신호를 내보내 이명 치료를 하죠."

송 대표는 비만 스트레스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주신경을 자극해 식욕을 조절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어요. 그런 점에서 비만 스트레스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죠."

효과 검증은 국내외 병원들에서 임상시험을 통해 진행 중이다. "지난해부터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의 박무균 교수, 이화여대병원 이비인후과의 이호윤 교수, 미국 하버드의대 제휴병원인 매사추세츠종합병원(MGH) 등과 이명 임상시험을 하고 있어요. 약 9개월에 걸쳐 1단계 탐색 임상시험이 끝났고 2단계 확증 임상시험을 하고 있죠. 또 고려대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헌정 교수와 불면증 임상시험을 시작했어요. 우울증과 치매 임상시험도 시작할 예정입니다.”

효과 연구를 위해 하버드 의대와 공동 연구소도 설립했다. "지난해 하버드 의대와 미국 보스턴에 있는 스폴딩 재활병원에 공동 연구소를 설립하고 임상시험을 하면서 치료 효과 등을 연구하고 있어요."

다만 치매는 효과 입증에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치매는 오랜 기간 진행되는 병이어서 장시간 관찰이 필요해요. 소리클로 대뇌피질을 자극하면 치매의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죠."

송재준 뉴라이브 대표가 우울증, 치매, 이명 등을 치료하기 위해 개발한 전자약 '소리클'. 전기 신호와 소리를 만드는 휴대폰 크기의 본체와 헤드셋으로 구성됐다. 최연진 기자

 

"해외 제품보다 경쟁력 있어"

송 대표는 소리클로 효과를 보려면 하루 30분씩 주 5일 이상 사용할 것을 권한다. "약하고 비슷한 개념이어서 사람마다 다른데 2주에서 한 달 이상 사용해야 효과를 볼 수 있어요."

뇌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부작용은 없는지 물어봤다. "뇌를 직접 자극하는 것이 아니라 미주신경을 거쳐 전달하는 것이어서 부작용이 거의 없어요. 전기 신호를 내보내기 때문에 따끔한 느낌과 함께 일시적으로 피부가 빨갛게 변할 수 있지만 어지럼증이나 구토 등 다른 부작용은 없죠."

기존 침습치료와 비교해 부담이 줄어든 효과도 있다. "수술로 미주신경을 자극하는 장치를 몸속에 심는 침습치료보다 비용이 적게 들어요. 수술 합병증이나 부작용을 우려해 침습치료를 꺼리는 사람들도 사용할 수 있죠."

비슷한 해외 신경조절 제품들과 비교해도 경쟁력 있다. "해외 제품들은 손으로 계속 장치를 누르고 있어야 해서 불편하고 자극 범위가 좁아요. 또 해외 제품은 가격이 2,000유로 이상이거나 월 600달러씩 이용료를 내야 하는 등 비싸죠."

소리클의 가격은 아직 미정이다. 정부의 판매 허가 절차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현재 진행 중인 임상시험이 끝난 뒤 결과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해야 의료기기 판매허가를 받을 수 있어요. 해외 제품보다 저렴하게 가격을 정해야죠."

 

수험생, 직장인 위한 스트레스 해소 기기도 개발

현재 판매 중인 힐라온은 스트레스를 줄이고 집중력을 높이는 정신건강 관리기기다. 수험생과 직장인 등을 대상으로 한 이 기기는 모양과 원리가 소리클과 똑같다. "매일 30분씩 헤드셋을 착용하고 기기를 작동하면 귀에 연결된 미주신경을 통해 부교감신경을 활성화해 심신이 안정돼 집중력이 향상돼요. 신체는 흥분했을 때 변화를 주도하는 교감신경과 심신을 안정시키는 부교감신경이 균형을 이뤄야 해요. 그런데 현대인들은 바쁜 일상 때문에 교감신경이 지나치게 활성화돼 스트레스가 쌓이죠. 이를 해소하려면 부교감신경을 활성화해야 돼요."

힐라온은 하버드 의대와 임상시험을 마쳤다. "의료기기는 아니지만 학생과 운동선수들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거쳐서 효과를 확인했어요."

이명 치료를 위한 소리클리어는 병원용 디지털 치료제다. "이비인후과 병원에서 이명 환자를 위해 필요한 상담 치료 과정을 디지털로 만들었죠. 태블릿에 앱을 내려받아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송재준 뉴라이브 대표는 해외 기업들에 제품을 알리고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지난 11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머스트 커넥트 행사에 참가했다. 그의 목표는 전자약을 통해 의사와 환자 모두 치료 효과를 높이는 것이다. 머스트액셀러레이터 제공

 

전자약으로 병원 덜 가도록 하는 것이 목표

송 대표는 제품들을 모두 직접 생산한다. "의료기기 제조인증(GMP)을 받아 서울 구로동에 생산 공장을 만들었어요. 협력업체에서 부품을 공급받아 만들죠. 외부업체에 생산을 맡기면 해당 업체까지 GMP를 받아야 해서 직접 만들어요. 그래야 내부 기술력도 쌓이죠."

아직 매출은 많지 않지만 내년에 소리클이 의료기기 인증을 받으면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매출은 10억 원을 예상해요. 내년 매출 목표는 60억 원입니다. 소리클 판매가 본격화하면 충분히 가능하죠."

이를 위해 올해 말부터 해외 판매도 추진할 예정이다. "브라질, 튀르키예, 카자흐스탄, 중국 등 여러 나라의 유통업체와 현지 판매를 논의 중입니다. 이를 위해 추가 투자도 받을 계획이죠."

이번 머스트 커넥트 행사에 참여한 것도 투자 유치와 제품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였다. "요즘 싱가포르가 스타트업 투자의 허브로 각광받고 있어서 해외 투자 유치를 위해 참여했죠. 지금까지 45억 원을 투자받았는데 사업 확대를 위해 추가 투자가 필요해요.”

다행히 행사 기간에 좋은 반응을 얻었다. "싱가포르 국립정신병원(IMH)을 방문해 설명했는데 의사들이 많은 관심을 가졌어요. 다른 글로벌 기업들과 투자사들도 많은 관심을 가져 이틀 동안 바쁘게 만났어요."

송 대표의 부친과 동생도 산부인과 의사다. 그는 의사로 편하게 살 수도 있지만 일부러 힘든 길을 택했다. "진료를 병행하며 회사를 운영하려니 너무 힘들어요. 그중에서도 자금 조달이 제일 힘들죠. 하지만 환자가 만족해야 의사도 보람이 있어요. 그 때문에 창업했죠."

앞으로 목표는 사람들이 전자약을 사용하며 병원에 덜 가고 약을 덜 먹도록 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의사들이 싫어할 수도 있다. "효과가 좋다고 알려지면 의사들도 기존 치료와 병행해 전자약을 사용하겠죠. 그런 점에서 소리클이 의사들의 치료 효과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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